예전에는 비가 오면 그 빗물을 받아 머리를 감고 빨래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콘크리트를 녹이고 철판을 상하게 할 정도로 아주 독한 산성비와 산성눈이 온다. 산에 자라는 나무나 들에 사는 잡초까지도 죽일 정도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의 매일 흔하게 사용하는 샴푸나 비누 역시 잘못 사용하면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샴푸는 석유계 추출물인 계면활성제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과용하면 탈모가 되는 것은 물론 두피의 건강을 해쳐 가려움증과 비듬으로 뒤덮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현재 샴푸와 세제는 거의 화학원료로 제조되는데 생화학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국의 하천을 오염시켜 토종 물고기와 조개류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샴푸와 세제는 모근과 머리털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피부에까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켜 가려움증, 염증, 각화현상의 원인이 된다. 또 두발과 두피 건강, 피부세포를 재생하는 데도 악영향을 준다.

60대가 넘은 어르신들이라면 아직도 기억할 만한 사건으로 1960년대 소위 ‘탈모비누’ 사건이 있었다. 비누 제조업자가 산성과 알칼리 성분이 너무 많이 포함된 불량 비누를 군에 납품해 그 비누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 젊은 군인들의 머리가 모두 빠져버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그 탈모 비누보다 화학 독소 작용은 좀 약하지만 머리털과 두피를 상하게 하는 샴푸를 매일 사용한다면 놀라운 일이 아닌가. 다행히 몇몇 제조업체가 최근 식물성분이나 과일성분이 함유되었다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량의 식물성분과 향료를 넣어 만든 샴푸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탈모와 비듬과 두피염증을 증가시키는 조건이 날로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탈모와 비듬, 두피염증이 관심만 있으면 밥 먹기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알코올·마약·흡연이 탈모 촉진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은 향락문화에 빠진 현대인들의 함정이다. 평소에 술이 먹고 싶다는 느낌만 들어도 알코올 중독 초기라는 주장도 있다. 마약 중독은 ‘한번쯤인데 어때’하는 호기심 때문에 빠지기 쉽다. 이 두 가지 중독은 불규칙한 생활과 균형을 잃은 식생활, 수면부족, 과로 등 인간의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사람의 건강을 완전히 파괴해 버린다. 이로 인해 영양불균형, 혈액순환 장애, 각종 대사장애가 발생하고 탈모가 심해진다. 이들에게서는 특히 두피 전체에 걸쳐 머리숱이 급격히 줄어드는 빈모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그리고 머리털이 가늘어지고 색깔이 탈색되어 누런 색 혹은 흰색으로 변한다.

담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는 남녀 구별이 없다. 심지어 10대 남녀 중고생들까지 많이 피우게 되었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수축되고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이 증가함으로써 피가 걸쭉해져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심할 경우 심근동맥경색이라는 치명적 심장질환까지 유발하고 폐암과 기관지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
최근에는 담배 1개피를 피우면 체온이 1℃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간접 흡연의 피해도 심각하다. 즉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옆에서 담배연기를 마시면 흡연하는 사람 이상으로 그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두피에 피가 잘 통하지 않게 되고 탈모로 이어진다.

과로 고열 빈혈 임신 출산 후에 발생하는 탈모

사람은 평균 8∼9시간 일한 후에는 휴식을 취해야 건강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또 6일간 열심히 일한 후에는 일요일 하루를 휴식에 바쳐야 한다. 이 때문에 전세계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이 기준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영업자나 운전기사 등의 경우에는 휴식없이 과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김없이 심한 탈모가 된다. 두피와 두발은 신체의 일부이면서 특히 민감한 부분이므로 적당한 휴식이 꼭 필요하다.
고열을 내는 질병 역시 여지없이 탈모가 된다. 옛날에는 말라리아나 홍역 장티푸스(마마) 등의 고열을 내게 하는 전염병이 많았다는데 그 병을 앓고 나면 모습을 몰라볼 정도로 머리털이 빠졌었다. 또 독감, 폐렴 등으로 고열이 발생하면 몇 달 뒤 탈모가 진행된다. 고열로 인해 모근이 약해지면서 머리털 수명의 3주기가 깨어지기 때문이다. 생명공학과 의약의 발달로 오늘날에는 고열을 내는 질병이 많이 줄어들었다.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연유로든 고열이 일어나면 머리털과 두피를 빨리 살펴봐야 한다.

여성에게 많은 냉증은 대개 저체온을 수반한다. 몸이 차면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탈모와 건성두피로 되기 쉽다. 빈혈 증상이 있는 사람도 혈행이 좋지 않고 피가 부족하기 때문에 건성두피가 되면서 탈모가 심해진다. 임신 중에도 입덧이 심하면 영양부족과 피로가 쌓여 심한 탈모가 된다. 특히 임산부는 태아에게 많은 영양을 빼앗기기 때문에 쉽게 허약해지고 빈혈로 발전할 수 있다. 이때 탈모가 심해진다.

한편 출산을 한 후에도 많은 체력소모 때문에 허약해진다. 자연분만이건 제왕절개술로 출산을 하든 마찬가지다. 몸이 허약해지면 모근이 시들어져 탈모가 되는 것이다. 출산 후 2∼3개월 후부터 나타나는 탈모는 임신 중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머리털 수명주기가 무너져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산후조리를 철저히 해야 된다. 적당한 체온 유지로 몸을 보호하고 갖가지 영양분을 고루 섭취함은 물론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을 조속히 회복하면 탈모가 멈추고 새 머리털이 다시 솟아난다.
특히 산모가 몸조리하면서 찬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면 아주 심한 탈모를 가져온다. 여름철에 출산한 산모는 이 점에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온몸의 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파진다. 탈모는 결국 건강 삼박자 즉 쾌식 쾌면 쾌변과 관계가 깊다.

스트레스 불안 등 심리적 요인이 탈모 불러

심리적 요인은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반응이 전혀 다르다. 작은 일에도 고민을 하고 불안하여 잠을 자지 못하며 걱정에 싸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걱정스런 일도 태연하게 ‘허허’ 웃으며 느긋하게 마음 편히 사는 사람도 있다.
이 두 가지 유형 중 후자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다. 문제는 전자의 사람이다. 전자는 후자보다 많은 탈모로 쉽게 대머리가 될 수 있다. 이는 타고난 성격이므로 고치기가 쉽지 않지만 건강은 물론 수명까지 단축되고 병약해지기 쉬우므로 매사를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시대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이 편하지 못한 상태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불쌍할 정도로 신경질적인 스트레스에 싸여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네다섯 살만 돼도 조기교육이다 영재교육이다 하여 학원이나 유치원에 보내 하루 종일 이 학원 저 학원에서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중·고등학생이나 사회인들도 마찬가지이다. 20대 이후 평생 자기의 발전과 가족의 부양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부모들은 누구보다 많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 직장생활, 사업체 운영, 공해, 폭력과 범죄 속에서 가족의 건강과 생활의 유지, 승진, 자녀교육 등등 우리 부모들은 항상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탈모와 비듬은 바로 이런 정신적 고통에서도 온다.

각종 스트레스가 두발과 두피 건강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어 심한 탈모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점점 젊고 어린 연령층으로 옮겨지는데 큰 문제가 있다.

지성두발, 두피와 비듬 때문에 오는 탈모

머리털과 두피는 세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표준형이다. 두발과 두피 건강상태가 가장 좋아 표준이 되는 형이다. 두발은 빠진 만큼 다시 나고 잘 자라며 비듬도 없다. 머릿결이 튼튼하고 적당히 윤기가 나 아름답다. 둘째는 건성형이다. 머리털과 두피가 건조하여 이상이 생기는 형태이다. 셋째는 지성두발과 두피이다. 이 세가지 형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지성두발과 지성두피가 탈모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기로 하자. 지성두발, 두피가 되면 머릿결이 끈적끈적하고 때가 쉽게 끼며 두피가 가렵고 머리털이 서로 달라 붙어 보기에도 불쾌하다. 축축한 비듬이 많이 끼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를 감고 나면 몇 시간 동안은 가렵지도 않고 머릿결이 제법 윤기가 나며 상쾌하다. 그러나 5∼6시간만 지나면 머리털이 붙어서 끈적끈적한 느낌이 나고 먼지와 범벅이 되어 때가 많이 끼면서 머리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 먼지와 때가 머리털의 기름기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비듬이 두피 전체를 덮고 있으며 심하게 가렵고 답답하다. 머리를 만지면 손에 기름기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나면서 축축하고 큰 비듬이 떨어져 아주 지저분하게 보인다. 날씨가 흐린 날은 더 불쾌하고 가렵다.

지성두피의 경우 피가 잘 흐르지 못하여 모근이 약해지며 모구가 시들어 새로운 머리털이 생기지 못하고 그대로 계속 방치하면 결국 대머리가 된다. 머리털과 몸 전체에 나 있는 모발에는 어디에나 피지선이 붙어 있다. 이 피지선은 기름을 만들어 분비한다. 그 기름은 털뿌리를 싸고 있는 자루모양의 모낭으로 흐른다. 모낭 속에 고인 기름의 일부는 털을 타고 올라가 털의 윤기를 유지하고 근력을 향상시킨다. 머리털이 적당히 윤기가 나는 것은 바로 이 피지선에서 생산된 기름이 모낭을 거쳐 머리털을 타고 올라와 머리털 전체에 잘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기름 일부는 모낭의 벽을 타고 올라와 두피에 묻게 된다. 이때 기름이 너무 많으면 털구멍과 두피 전체에 퍼져 온통 기름 투성이가 된다.

이 현상으로 지성두발과 지성두피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두피는 호흡을 하지 못하고 피지선에서 나온 기름이 나갈 길이 막혀 두피염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두피에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산소 부족으로 탈모로 진행된다. 지성두발과 지성두피는 많은 고통을 느끼게 되며 머리털이 여러개씩 뭉쳐버림으로써 머리털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또 스스로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머릿결 전체가 달라붙어 낮게 가라앉아 인상을 망쳐놓는다. 대머리인 사람의 피지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피지선보다 크고 굵으며 지성두피와 지성두발인 사람의 피지선 역시 크고 굵게 변해 있다. 이는 심한 스트레스와 잘못 선택한 샴푸나 화장품의 영향 때문이다. 또한 육식과 유제품, 가공식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사람, 잠이 모자라고 과로하는 사람들 대부분 이런 지성두발과 지성두피로 인한 고통과 피로를 느끼게 된다.

또 축축하고 크기가 비교적 큰 비듬이 많이 생길 경우에는 탈모의 예고인 것으로 알면 된다. 피지선에서 생겨서는 안될 ‘리닥탁제’라는 효소가 분비되는 사람이 바로 이런 형태가 되는데 이 효소는 모모세포(毛母細胞)의 분열을 막아 새로운 머리털이 생기는 것을 방해한다. 바로 이것이 탈모와 대머리의 근원인 것이다.